The Space Within

Interior Experience as the Origins of Architecture

Robert McCarter

Alvar Aalto once argued that what mattered in architecture wasn’t what a building looks like on the day it opens but what it is like to live inside it thirty years later. In this book, architect and critic Robert McCarter persuasively argues that interior spatial experience is the necessary starting point for design, and the quality of that experience is the only appropriate means of evaluating a work after it has been built.
            McCarter reveals that we can’t really know a piece of architecture without inhabiting its spaces, and we need to counter our contemporary obsession with exterior views and forms with a renewed appreciation for interiors. He explores how interior space has been integral to the development of modern architecture from the late 1800s to today, and he examines how architects have engaged interior space and its experiences in their design processes, fundamentally transforming traditional approaches to composition. Eloquently placing us within a host of interior spaces, he opens up new ways of thinking about architecture and what its goals are and should be.

공간 안에서

Robert McCarter

이근혜, 박은주 역자

“건축을 평가하는 유일하고 가장 적절한 방법은 그 공간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건축가 알바르 알토는 건축에서 중요한 점은 건물이 준공된 후에 ‘어떻게 보이는가’가 아니라 30년 후 그 안에서 ‘살기에 어떠한가’라고 말했다. 이 말은 건축이 외부 형태보다는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경험과 내부 공간에서의 삶의 질에 보다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근대 건축의 기본 원칙을 담고 있다. 라이트 역시 건축 사진은 건축의 진정한 본질, 즉 그 안에서 ‘경험되는 방식’을 제대로 담아내지 못한다고 비판한 바 있다. 라이트는 사진이 건축물의 외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있지만, 건축을 경험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건축을 평가하는 유일하고 가장 적절한 방법은 그 공간을 직접 경험하는 것이다. 특히, 거주자에 의해 내부 공간이 사용되는 방식, 건축물의 구축 방법과 재료, 그리고 이들 간의 상호 관계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내부 공간에서의 경험은 건물에 거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매우 중요한 요소이지만, 현대 건축에서는 여전히 많은 디자이너들이 건물의 시각적 형태와 외관에 집중하며 이러한 측면을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이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건축 디자인은 건물의 외부 형태가 아닌 내부 공간 경험, 즉 ‘공간 안에서(Space within)’ 생활하는 것에 기반을 두고 정의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는 건축물을 외부에서 ‘바라보는’ 시각적 인상보다, 그 내부 공간에서 ‘살아가는’ 경험이 더욱 중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가 사는 공간과 그 경험의 본질을 다시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란다. 공간은 몸으로 느끼고 마음으로 기억하는 세계임을 깨닫는 과정이 되기에 충분할 것이다.

“우리는 공간 안에서 무엇을 느끼며, 그것은 우리 삶에 어떤 의미를 더하는가?”

인류 역사 전반에 걸쳐 내부 공간과 그 안에서의 경험은 건축의 시작이자 창조적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원천이었고, 궁극적으로 거주를 위한 건축의 최종 목표이기도 했다. 근대 초기부터 오늘날까지, 건축 디자인의 중요한 개념들은 친숙한 내부 공간 경험이라는 창조적 이상에서 비롯되었다. 이러한 거주자(집뿐 아니라 모든 공간의 사용자)의 내부 공간 경험의 질은 건축 디자인 프로세스의 핵심 요소이며, 동시에 건축물이 완성된 이후 그 가치를 적절하게 평가하는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 이 책은 19세기 후반부터 오늘날까지 이어진 현대 건축의 흐름 속에서 실내 공간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해 있는지에 대해 깊이 있게 탐구한다. 여러 세대의 건축가들이 설계 과정에서 내부 공간과 그 경험적 요소를 매개로 전통적인 건축 디자인의 방식과 목표를 어떻게 근본적으로 변화시켜 왔는지에 주목한다. 오늘날 가장 인정받고 존경받는 많은 건축가들에게도 실내 공간의 경험에 대한 개념은 여전히 중요한 시작점이자 영감의 원천이다. 그리고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창조하는 일은 여전히 건축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적임을 말해준다.

건축 작품의 초기 개념은 라이트가 말한 ‘공간 안에서(Space Within)’라는 개념에서 출발한다. 공간적으로 혁신적인 내부 영역은 디자인 프로세스의 초기 단계에서 고려되며, 궁극적으로 외부 형태를 감싸거나 재료를 입히는 데 적합하다고 여겨진다. 하지만 실내 공간의 경험적 영향은 외부 형태의 시각적 충격보다 훨씬 더 강력하다. 하지만 오늘날 실내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현대 사회가 건축 외관의 시각적, 물리적 형태에 집착하는 문화적, 사회적 경향과 맞서야 하며, 외부 형태에 대한 지나친 집중으로 인해 내부 공간 경험을 무심코 간과하는 우리의 시선을 재정비해야 한다. 건물의 외부 형태를 멀리서 바라보는 시각적 경험은 건물을 단순히 미적 사유의 대상으로 바라보지만, 내부 공간에서의 경험은 우리를 공간 속으로 깊숙이 끌어들이며, 모든 감각을 자극하고 촉각적 친밀감을 구체화할 수 있도록 공간을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게 만든다.